쓰시는 기기의 읽어 주기 목소리로 들려 드려요. 기기마다 목소리가 달라요.
한편 귀주(貴州) 귀양현(貴陽縣)에 주(周)씨 성을 쓰는 글 읽는 집안이 있었으니, 대대로 외아들로만 이어 오며 농사짓고 글 읽는 것을 가업으로 삼았다. 한데 유독 마지막 대에 이르러서는 형제가 아홉이었다. 하나같이 타고난 성품이 효성스럽고 우애가 깊어 살림을 가르지 않고 함께 살았는데, 가장 어린 이의 공명도 수재(秀才)요 나머지는 거인(擧人)과 진사(進士)였다. 게다가 형제 사이가 남달리 도타워 집안이 화기애애하니 천륜의 즐거움이 자못 컸더라.
다만 한 가지 옥에 티가 있었다. 형제 아홉 가운데 여덟이나 뒤를 이을 아들이 없는 백도(伯道)의 근심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오직 일곱째인 자경(子敬)이라는 이만이 서른여섯 살이 되어서야 아들 하나를 낳아 이름을 운종(雲從)이라 지었다. 운종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성실하며 타고난 정이 남보다 깊었다. 아들 하나가 아홉 집의 제사를 다 잇게 된 데다 돈도 넉넉한 집안이니, 집에서 손바닥 위의 구슬처럼 아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필 이 아이는 또 글 읽기를 좋아하여 열다섯에 학교에 들고 열여덟에 바로 거인에 붙었는데, 이름이 아주 높은 자리에 올랐다. 거인이 된 뒤에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곧장 미리 도성에 올라가 공부하며 과거 볼 날을 기다리겠다고 하였다. 아버지와 숙부, 백부 들은 길이 멀어 썩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나, 운종이 공명에 뜻이 한창인 것을 보고는 위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막기도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일 잘하는 늙은 하인 왕복(王福)과 서동 소삼아(小三兒)를 골라 운종을 모시고 함께 도성으로 가게 하였다. 좋은 날을 가려, 운종은 숙부와 백부, 부모, 그리고 배웅하러 온 친척과 벗들에게 하직하고 왕복과 소삼아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며칠을 가다가 길 위에서 또 동년(同年) 몇 사람을 만났으니, 모두 운종처럼 미리 도성에 올라가 과거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려는 이들이었다. 가는 길에 길동무가 생기니 절로 쓸쓸하지 않았다. 뒤로 갈수록 사람이 점점 모여, 도성으로 과거 보러 가는 이가 모두 열일곱이 되었다. 이 젊고 갓 귀해진 이들은 거의가 일 벌이기를 좋아하였다.
그 자리에서 운종이 말을 꺼냈다.
"우리가 일정대로 도성에 닿으면 아직 몇 달이나 짬이 남소. 옛사람은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간다 하였으니, 겪어 보는 것과 배우는 것은 똑같이 무거운 것이오. 이 한가한 틈에 이름난 산과 빼어난 옛터를 만나거든 가서 한바탕 둘러보는 것이 어떻겠소? 그래야 만 리 길을 헤쳐 온 것도 헛되지 않을 것이오."
그 가운데 송시(宋時)라는 거자(擧子) 하나가 받았다.
"연형(年兄)의 그 말씀에 나는 크게 찬동하오. 촉(蜀) 땅에 명승이 많다는 말을 들은 지 오래니, 우리 성도(成都)에 가서 며칠 놀다 가는 것이 어떻소?"
모두 나이 젊고 놀기를 좋아하는 터라 아무도 다른 말이 없었다. 의논이 정해지자,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짐을 가지고 일정대로 앞서 가서 중경(重慶)에서 다 모이라 일렀다. 일행 열여섯 사람은 운종이 서동 하나를 데린 것 말고는 저마다 몸에 지니고 쓸 작은 보따리 하나씩만 들고, 곧바로 길을 돌아 성도로 놀러 갔다.
왕복은 이들이 문밖출입을 별로 해 보지 않아 남에게 속을까 걱정되어 두 번 세 번 말렸다. 송시가 말했다.
"나는 밖으로 십 년을 돌아다녔으니 강호(江湖)의 길이라면 무엇이든 다 환히 아오. 늙은 집사는 그저 마음 놓으시오."
왕복은 막을 수 없음을 알았고, 또 성도로 가는 길은 큰길이라 아주 평온하다는 것도 아는지라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소삼아를 한쪽으로 불러, 아침저녁으로 어린 주인을 잘 모시고 일을 저지르지 말라고 두 번 세 번 당부하였다. 소삼아는 나이는 어려도 꽤 눈치가 빨라 하나하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그러고는 서로 갈라져 길을 떠났다.
열여섯 사람은 가는 길에 별일 없이 희희낙락 성도에 닿았다. 큰 객점 하나를 찾아 묵으면서 날마다 명승이 있는 곳으로 나가 마음껏 구경하였다.
하루는 운종이 여러 사람과 함께 문을 나서 한동안 구경하다가, 망강루(望江樓)에 가서 가볍게 한잔하자고 하였다. 며칠 전에 이미 두 번이나 다녀간 곳이었다. 서너 사람이 가난한 선비인 것 말고는 나머지가 모두 부잣집 자제여서 돈을 별로 아끼지 않았으니, 주보(酒保)는 좋은 손님이 온 것을 보고 당연히 곱절로 떠받들었다.
운종은 조용한 방으로 들지 말고 넷이나 셋씩 한 상에 앉아 난간에 기대어 술을 마시자, 그러면 멀리 장강(長江)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하였다. 모두 다른 말이 없어 주보에게 창가 자리를 통째로 맡아 달라 하였다.
그런데 창가 쪽 그 다락에는 탁자가 넷뿐인데, 한가운데 탁자에는 이미 도인(道人) 하나가 먼저 와서 탁자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송시는 주보에게 그 사람을 불러 비키게 하라고 시켰다. 주보는 그 도인이 온몸에 궁기가 흐르는 데다 이른 아침에 들어와 술을 마시기 시작해 오후가 되도록 가지 않는 것이 진작부터 달갑지 않던 참이었다. 아까는 손님이 없어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으나, 이제 이 많은 재물신들이 그 자리를 달라 하니 더욱 떳떳하고 기세가 올랐다. 일행에게 먼저 나머지 세 탁자에 앉으시라 청하고는 건너가 도인을 두어 번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이어 또 두어 번 밀었더니, 도인은 깨기는커녕 도리어 코 고는 소리만 크게 냈다.
송시는 이 작은 나그네 무리 가운데서도 몹시 거칠고 성미 급한 사람이었다. 이 꼴을 보자 속에서 불이 일어 막 입을 열려는데, 도인이 갑자기 하품을 한 번 하더니 말했다.
"술 한 호로 더 가져오너라."
그가 고개를 쳐들고 나서야, 술 담는 붉은 호로를 끌어안고 자고 있었다는 것이 보였다. 주보는 도인이 술을 달라 하자 말했다.
"도사 어른, 아직도 드시렵니까? 이른 아침에 들어오셔서 벌써 그만큼이나 드셨으니 몸 상하시면 안 됩지요. 제 생각에는 이제 절로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요."
"헛소리 마라! 네가 술집을 열어 놓고 설마 나더러는 못 마시게 하겠다는 것이냐? 잔소리 말고 어서 내 호로를 가져가 술이나 받아 오너라."
주보는 한편으로 "예, 예" 대답하면서 한편으로 웃는 낯을 지으며 도인에게 말했다.
"도사 어른, 소인이 도사 어른께 한 가지 청을 드릴까 합니다요."
"나는 가난한 도사인데 네가 내게 청할 일이 무엇이냐?"
"저희 이 탁자 넷은 어제 저쪽 열 몇 분 상공(相公)들께서 통째로 맡아 두시면서 오늘 이맘때 오신다 하셨습지요. 도사 어른께서 아침에 술 드시러 오셨기에, 다 드시면 틀림없이 바로 가시려니 하고 내어 드린 것입니다요. 이제 자리를 맡으신 분들이 다 오셨으니 좀 비켜 주시고 저쪽에 가서 드시지요."
도인은 듣고 나서 크게 성을 냈다.
"남도 술 마시고 돈을 내고 나도 술 마시고 돈을 내거늘, 무슨 까닭으로 너희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하느냐? 남이 맡아 놓은 자리라면 내가 들어올 때 먼저 내게 말했어야지. 너는 뻔히 내가 출가한 사람이라고 업신여기는 것이로구나. 오늘 이 도사 어른은 기어이 여기서 마시겠다!"
송시는 한참을 기다리느라 벌써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도인이 온몸에 궁기가 흐르면서 말은 억세고 제멋대로인 것을 보자 크게 성이 나서, 건너와 도인에게 말했다.
"이 자리는 본디 우리가 맡아 놓은 것이다. 네가 비키지 않으면 이 어르신이 무례하게 군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내가 무슨 까닭으로 네게 비켜 준단 말이냐? 네게 무슨 재주가 있거든 써 보아라."
송시는 그 말을 듣자 앞으로 다가가 도인의 뺨을 한 대 올려붙였다.
운종은 그들이 다투는 것을 보고 막 나서서 말리려 하였으나 이미 늦었다. "아이고"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송시가 벌써 손을 감싸 쥐고 아파서 연신 소리를 질렀다. 도인의 얼굴을 친 그 손바닥이 쇠와 돌을 친 것과 같아서, 아픔이 심장과 폐부까지 꿰뚫었던 것이다. 이 거자들이 어찌 그것을 그냥 넘기겠는가. 곧 소리쳤다.
"이놈이 세상을 뒤집으려 드는구나! 끌어내서 반쯤 죽도록 패 준 다음 관가로 보내 죄를 다스리자."
막 한꺼번에 달려들려는데, 운종이 얼른 몸으로 가로막으며 말했다.
"여러 연형, 잠깐만 멈추고 내 말 한마디 들어 주시오."
이들 가운데 운종이 가진 돈이 가장 많고 쓰기도 아끼지 않아, 어느새 저절로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있었다. 이 한마디에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잠시 손을 멈추고 그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았다.
운종이 건너왔을 때 도인은 이미 일어서 있었는데, 그를 꼼꼼히 보고 또 보았다. 운종은 도인의 두 눈에서 신령한 빛이 형형하게 사람을 쏘는 것을 보고 예사 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강호에는 기이한 사람이 아주 많으니 함부로 노여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말을 왕복에게서 늘 들어 온 터였다. 그리하여 도인에게 말했다.
"도사 어른, 노여워 마십시오. 저희 열여섯은 모두 동년의 가까운 벗들입니다. 오늘 여기 와서 술을 마시면서 다 같이 한데 앉아야 이야기하기 좋겠기에 주보를 시켜 도사 어른을 번거롭게 해 드렸습니다. 비켜 주시든 안 비켜 주시든 아무 상관 없으니, 부디 탓하지 말아 주십시오."
도인이 대답했다.
"누가 자네를 탓하러 왔다던가? 자네도 보았지, 저자가 나를 쳤고 나는 손을 되받아 대지도 않았네!"
이때 송시는 오른손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고, 잠깐 사이에 벌써 벌겋게 부어올랐다.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다.
"이 도적 같은 도사 놈에게 틀림없이 요법(妖法)이 있소. 관가에 보내 엄히 다스려야만 하오."
운종은 얼른 눈짓을 해서 말하지 말라 이르고, 한편으로 도인에게 말했다.
"제 벗이 도사 어른께 덤벼들었는데, 도사 어른께서 무슨 선법(仙法)을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사람이 지금 아파서 견디지 못하니, 도사 어른께서 자비를 베푸셔서 너그러이 봐주십시오."
"저자가 제 스스로 잘못한 것일세. 사람을 치고 싶으면서 칠 줄은 몰라 이런 아픔을 당한 게지.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는데 누가 무슨 선법을 쓸 줄 안단 말인가?"
이때 술집 주인도 알고서 일이 커질까 몹시 두려워 곁에서 함께 달랬으나, 도인은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인정하지 않았다. 나중에 운종이 간곡하게 빌자 도인이 말했다.
"나는 본디 곧 죽을 사람하고는 성을 내고 싶지 않네. 저자는 사람을 칠 줄 몰라 힘을 잘못 써서 힘줄이 접질린 걸세.
자네 같은 산 사람의 낯을 보아서가 아니라면 그냥 아프게 내버려 두겠네만. 가서 저자를 이리 오라 하게. 내가 고쳐 주지."
송시는 이때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도적 같은 도사 놈, 도적 같은 도사 놈 하며 욕을 퍼붓고 있었다. 운종이 건너가 부축해 데려왔는데도 욕을 그치지 않았다. 운종은 도인이 성이 나서 고쳐 주지 않을까 걱정되고, 송시는 달래도 듣지 않으니 몹시 난처하였다. 한데 뜻밖에도 도인은 송시의 욕을 듣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도리어 운종에게 말했다.
"자네는 난처해할 것 없네. 나는 죽은 사람하고는 성을 내고 싶지 않으니."
말을 마치고 송시의 손을 끌어당겼다. 두 손으로 송시의 한 손을 감싸고 그저 가볍게 한 번 주무르더니 말했다.
"됐네. 다음번에는 함부로 손을 뻗어 사람을 치지 말게나."
그러고는 송시를 한 번 쳐다보더니 또 가늘게 한숨을 쉬었다. 송시는 손에 아직 붉은 기가 조금 남은 것 말고는 벌써 아프지도 붓지도 않았다. 운종은 그가 또 욕을 할까 걱정되어 저쪽으로 끌고 갔다.
그러고는 다시 건너와 도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주보를 시켜 도인에게 더 마시겠는지 묻게 하면서 술값은 나중에 한데 셈하겠다고 하였다. 도인이 말했다.
"술은 이미 넉넉히 마셨네. 다만 대곡주(大曲酒) 다섯 근만 더 주면 저녁 양식으로 족하겠네."
운종이 얼른 주보에게 가져오게 하여 도인의 호로에 담아 주었다. 도인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술 호로를 받아 등에 지고는 돌아보지도 않고 가 버렸다.
사람들은 모두 크게 떠들어 댔다. 도인이 요인(妖人)이라는 이도 있고, 남의 술을 속여 얻어먹는 자라서 셈해 줄 사람이 생기자 자리를 차지하지 않은 것이라는 이도 있었다. 오직 운종만은 도인을 다락 아래로 배웅하고 나서 문득 도인의 성과 이름을 묻는 것을 잊었음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들거나 말거나 혼자 창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며 도인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 살폈다.
도인이 술집을 나서는데, 다락 아래에는 오가는 사람이 몹시 붐볐다. 한데 오직 도인이 지나가는 자리만은 사람들이 아무리 밀치고 들어도 늘 그의 몸 곁에서 한두 자쯤 떨어져 있어, 마치 무엇인가가 가운데서 막고 있는 듯하였다. 운종은 속으로 몹시 놀랍고 이상하였다. 아까 성과 이름을 묻지 못한 터라 저도 모르게 입에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도사 어른, 돌아와 주십시오!"
도인은 본디 거리를 느릿느릿 걷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는 그저 고개를 돌려 다락 위를 한 번 바라볼 뿐이었다. 운종은 그가 돌아오리라 잔뜩 기대하였으나, 뜻밖에도 도인의 걸음은 몹시 빨랐다. 이때 사람들은 한바탕 시끄럽게 떠들다가 운종이 창을 마주하고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술을 들자고 불렀다. 운종이 고개를 돌려 한두 마디 대꾸해 주고 다시 내려다보았을 때는 이미 도인의 자취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여느 때처럼 여러 사람과 함께 한동안 먹고 마시며 웃고 이야기하였다. 송시는 오늘 호되게 한 번 당한 터라 오래 머물며 놀려 하지 않았고, 술과 밥을 마치자 객점으로 돌아가자고 하였다. 사람들은 그의 속마음을 아는지라, 운종이 셈을 치르고 다락을 내려와 객점 방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밥을 먹고 나자 송시가 또 성 밖 자운사(慈雲寺)에 놀러 가자고 하였다. 이 자운사는 성도에서 이름난 선림(禪林)이라, 굽이진 전각과 빙 두른 회랑에 꽃과 나무가 성기게 어우러져 몹시 아담하고 고요하였다. 절에 딸린 재산이 아주 많아 중들이 좀처럼 절 문을 나서지 않았고, 절 안의 중들이 모두 청규(淸規)를 지키고 선의 관법에 통했다 하여 촉 땅에 더욱 이름이 퍼져 있었다. 사람들도 진작부터 그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성에서 이삼십 리 떨어져 있고 절 곁에 장이 서는 마을이 있다기에 운종이 말했다.
"성도의 명승은 이미 두루 다 구경했고 이제 이 좋은 곳 하나만 남았소. 우리 오늘 길을 떠나 그곳에 객점 방을 잡아 하루 묵고, 절을 다 구경한 다음 내일 바로 중경으로 떠나는 것이 어떻소?"
송시는 어제 고생을 하고 낯이 서지 않아 일찌감치 성도를 떠나고 싶던 터라 맨 먼저 찬성하였다. 사람들은 본디 정한 생각이 없었으므로 그대로 따라, 수레를 가볍게 하고 따르는 이도 줄여 소삼아를 데리고 함께 길에 올랐다.
한낮 오시 무렵까지 걸어 삼십 리쯤 가니 과연 장이 서는 마을이 있고 객점도 있었다. 자운사를 물으니 모두 알았고, 여기서 멀지 않다고 하였다. 이곳 사람들은 절반 넘게 절의 땅을 부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술과 밥을 대충 조금 먹고, 소삼아만 객점에 남겨 방을 지키게 한 뒤 모두 자운사로 걸어갔다.
반 리쯤 가니 우거진 숲이 한 자락, 좋은 나무들이 푸르게 우거진 사이로 붉은 담 한 모퉁이가 드러났다. 바람이 한 줄기 지나가자 범패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니, 과연 맑게 닦는 복된 땅이었다.
사람들이 절 문에 이르러 걸어 들어가니 지객승(知客僧)이 맞아 주었다. 소박한 다과와 맑은 차를 내오고 한동안 응대하더니, 모두를 이끌고 불전과 선방(禪房)으로 구경을 시켜 주었다. 이 지객은 이름이 요일(了一)인데, 말씨가 몹시 고상하고 대접이 은근하여 운종 일행의 성미에 아주 잘 맞았다.
한나절을 구경하고 나서 지객승은 또 어느 선방 한 칸으로 데려가 다리를 쉬게 하였다. 이 선방은 몹시 운치 있게 꾸며져 있었다. 벽에는 이름난 사람의 글씨와 그림이 걸렸고 탁자 위에는 글방 도구가 아주 가지런하였다. 서쪽에 붙은 선상(禪床) 위에는 여름 베로 만든 포단(蒲團)이 둘 놓였는데, 밤에 고요히 앉아 닦을 때 쓰는 것이라 하였다.
사람들은 방장(方丈)을 나오시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였다. 요일이 말했다.
"저희 스승 지통(智通)께서는 뒤뜰에서 맑게 닦으시면서 티끌세상의 인연을 물리치고 계셔서 좀처럼 나오려 하지 않으십니다. 여러 단월(檀越)께서는 뒷날 인연이 닿으면 다시 뵙지요."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탄식하며 부러워하였다. 송시는 족자 그림 하나가 걸린 자리가 몹시 어울리지 않는 것을 보고, 어째서 여기에 걸었는지 요일에게 막 물으려 하였다. 그때 갑자기 어린 사미(沙彌) 하나가 들어와 아뢰었다.
"방장께서 지객 스님께 오셔서 말씀 좀 하시잡니다."
요일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희 절은 전각과 방이 꼬불꼬불해서 길을 잃기 쉽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제가 돌아와 모시고 함께 구경하실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다녀오는 길로 바로 오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총총히 가 버렸다.
송시가 운종에게 말했다.
"이 절의 꾸밈새와 지객승의 말씨를 보시오. 얼마나 높고 밝으며 풍아하오. 이 선방을 이토록 잘 꾸며 벽마다 온통 이름난 사람의 글씨와 그림인데, 하필 이쪽 벽에만 이런 그림을 걸어 놓다니, 부처 머리에 똥을 얹은 꼴이 아니겠소?"
본디 이 선방은 넓이가 꽤 넓어, 동쪽은 창이요 남쪽은 문이었다. 서쪽 벽에는 미양양(米襄陽)의 연우도(煙雨圖) 횡폭이 걸렸고, 북쪽 벽에 걸린 것은 방효유(方孝孺)의 백석청송(白石靑松) 중당(中堂)이었다. 그 곁에 대련 한 쌍이 짝지어 있었는데 송나라 사람의 구절을 모은 것이었다.
"푸른 원앙 기와는 몇 대에 걸쳐 절을 열었는가, 흰 학은 때때로 와서 자손을 찾네(靑鴛幾世開蘭若 白鶴時來訪子孫)."
낙관은 촉 땅의 작은 명사 장역(張易)이었다. 한데 유독 선상 한가운데에는 중당 하나가 외따로 덩그러니 걸려 있었다. 그린 것은 팔선과해(八仙過海)인데, 붓놀림이 거칠고 속되며 종이 가득 환쟁이 티가 났다. 사람들은 아까는 요일과 이야기하느라 눈여겨보지 못하였다가, 송시의 말 한마디에 모두 고개를 돌려 이러니저러니 하였다.
운종은 마침 선상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돌려 그 중당 아래에 경쇠 채(磬錘) 하나가 가로놓인 것을 보고, 손 가는 대로 집어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한순간 방심하여 그 팔선과해 중당의 아랫자락을 한 번 건드렸다. 아마 위에 박아 건 못이 해묵어 조금 헐거워져 있었던 모양이다. 경쇠 채에 한 번 울리자 뒤쪽이 한 군데 움푹 들어갔는데, 사람 키 하나 높이에 너비는 한 자 세 치쯤이요, 그 위에 작은 경쇠(磬)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이 경쇠를 어째서 이런 곳에 감추어 두었는지 사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송시는 마침 선상 앞에 서 있다가 운종의 손에서 경쇠 채를 가져다 만지작거렸다. 한때 흥이 올라 되는대로 그 경쇠를 한 번 치니, 댕 하는 소리가 맑고 낭랑하여 들을 만하였다. 그래서 또 잇달아 두 번을 더 쳤다. 운종은 문득 어린 중 하나가 머리를 내밀고 엿보는 것을 보고 말했다.
"송 연형, 장난 그만하시오. 남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다가 지객이 오면 낯이 서지 않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종소리가 세 번 울리더니 이어서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한바탕 났다. 그와 함께 벽에 작은 문 하나가 나타났고, 문 앞에 곱게 차려입은 여자 하나가 서 있다가 사람들을 보고는 "어머" 소리를 지르며 얼른 물러갔다. 송시가 말했다.
"알고 보니 여기에 숨은 문이 있고 여자까지 감춰 두었구려. 저 방장은 틀림없이 좋은 사람이 아니오. 우리 들어가서 그 까까머리 당나귀 놈을 한바탕 욕해 주고, 못망치로 크게 한 번 두드려 주는(촉 땅 말로, 곧 을러서 뜯어낸다는 뜻이다) 것이 어떻소?"
운종이 말렸다.
"연형, 잠깐 기다리시오. 내가 집에서 길을 떠날 때 늙은 하인 왕복이 내게 일러 준 것이 있소. 암자든 도관이든 절이든 들어가 구경할 때는, 절 사람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절대로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는 것이오. 출가한 사람들 가운데는 겉으로는 삼계(三界) 밖으로 뛰쳐나가 오행(五行) 안에 있지 않으며, 맑고 고요하여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듯하면서도, 뒤에서는 간음하고 도둑질하고 사악하고 음란하여 못 하는 나쁜 짓이 없는 자도 매우 많기 때문이라 하였소. 평소에 그들의 속내를 꿰뚫어 보지 않으면 그나마 괜찮지만, 어쩌다 뜻하지 않게 속내를 꿰뚫어 보면 곧 그들에게 죽일 마음이 인다는 것이오. 이 절이 맑게 닦는 복된 땅이라면서 어째서 방 안에 기관을 차려 놓고 부녀자를 감추어 두었겠소? 우리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혹시라도 그들이 부끄러움이 성으로 바뀌면, 우리는 모두 글하는 사람이니 만에 하나 눈앞에서 손해를 보는 날에는 장난이 아니오."
사람들은 이 한 자리 말을 듣고 한창 이러쿵저러쿵 의논이 분분하였다. 그 가운데 사(史)씨 성을 쓰는 거자 하나가 갑자기 말했다.
"운종 형, 아직도 말만 하고 있소? 형 등 뒤의 방문이 어째서 보이지 않는지 좀 보시오."
사람들이 얼른 한꺼번에 고개를 돌려 보니, 과연 아까 들어온 그 문은 벌써 간 곳을 알 수 없고 시커먼 벽 한 면만 남아 있었다. 벽에 걸려 있던 글씨와 그림도 그림자도 자취도 없었다. 놀랍고 이상하기 짝이 없어 얼른 다가가 밀어 보았으나, 그 벽은 몹시 튼튼하여 꼭 잠자리가 돌기둥을 흔드는 격이라 털끝만큼도 움직일 생각을 못 하였다. 이제 선상 위에 나타난 작은 문 말고는 그야말로 나갈 문이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놀랍고도 두려웠다. 운종이 문득 말했다.
"우리는 참으로 바보요. 지금 나갈 문이 없다지만 눈앞에 바로 창이 있으니, 창을 넘어 나가면 되지 않겠소?"
이 한마디가 모두를 깨우쳐, 저마다 창 앞으로 달려가 손으로 한바탕 밀어 보았으나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창은 네 짝이 있기는 해도 이미 바깥에서 빗장이 질려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래도 대수롭지 않았다. 이 네 짝 창은 모두 무쇠로 두드려 만들고 따로 만(卍)자 무늬를 파낸 것으로, 굵기가 손가락 두 개만 하였으며, 겉에 붉은 옻을 칠해 놓아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애가 타서 펄쩍펄쩍 뛰다가 가서 널벽을 한바탕 두드렸으나, 손만 모두 얼얼하게 아플 뿐 밖에서는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 젊고 갓 귀해진 이들은 그제야 몸이 위험한 땅에 들었고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송시가 그 경쇠를 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탓하는 이도 있고, 중들이 못됐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또 담이 큰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거인이고 사람 수도 많으니, 저들도 우리를 어쩌지는 못할 것이오. 조금 있다가 지객이 돌아오면 어쨌든 우리를 구해 내보내 줄 것이오."
의논이 분분하고 방 안 가득 떠들썩하니 그런대로 시끌벅적하였다. 운종은 이 한 무리가 떠드는 통에 머리가 아파 말했다.
"우리가 이미 이 지경에 이르러 지금은 길흉화복을 전혀 알 수 없으니, 원망하고 떠들어 보았자 모두 쓸데없소. 차라리 고요히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낫소. 한편으로 다 같이 꾀를 내어 이곳을 벗어나야만 하오."
한마디 말이 끝나자 방 안은 다시 까마귀도 참새도 소리 없는 듯 조용해졌고, 저마다 눈살을 찌푸리고 애써 생각하였으나 꾀가 없었다. 오직 송시만이 벽 위의 그 작은 문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말했다.
"여러 연형, 내 생각에 복이면 화가 아니고, 화라면 피할 수 없소. 지금 나갈 길도 없고 우리를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는데, 길게 이렇게 버티고만 있으면 어찌하면 좋겠소? 내 생각에는 차라리 우리가 이 작은 문으로 들어가 방장을 만나서, 아예 그와 말을 분명히 하는 것이 낫겠소. 우리가 아무 뜻 없이 기관을 찾아낸 것이라 밝히고 우리를 내보내 달라 청하는 것이오. 다행히 우리는 그의 물건을 부수지도 않았고 또 지나가는 길손이니, 비록 비밀을 꿰뚫어 보았다 해도 결코 밖에 퍼뜨리지 않을 것이오. 공명이 있는 우리 이 많은 사람을, 설마 그가 그렇게 큰 담으로 한꺼번에 해쳐 죽이기야 하겠소? 우리가 이 절만 벗어나면, 그 뒤의 문장은 우리가 지어 가기 나름 아니겠소?"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곧 또 한바탕 시끄럽게 떠들었다. 의논한 끝은, 이것 말고는 달리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송시가 앞장서고 사람들이 뒤를 따라 한꺼번에 들어갔다. 선상 위의 그 작은 문은 한 사람만 들어갈 만하여, 모두 송시를 따라 물고기 꿰듯 줄지어 들어갔고 맨 끝이 운종이었다. 죽으러 가는 이 한 떼는 문에 들어선 뒤 다시 섬돌 여남은 단을 내려갔다. 그러자 아주 긴 통로(甬道)가 나왔는데, 몹시 어두워 마치 겹벽 사이를 걷는 듯하였다. 그나마 서른에서 쉰 걸음마다 기름등 하나가 있어 어렴풋이 길을 가려낼 수 있었다.
백여 걸음쯤 가니 앞에 또 섬돌 여남은 단이요, 위쪽으로 희미하게 밝은 빛이 보였다. 섬돌을 밟고 올라가니 곧 가산(假山) 하나였다. 이 가산의 굴을 뚫고 나가자 눈앞이 탁 트이며 밝아졌다. 양쪽이 온통 기이한 꽃과 색다른 풀이요, 꾸밈새가 몹시 아담하고 묘하였다. 사람들은 어두운 데서 밝은 곳으로 나온 터라 눈이 조금 어른거렸다. 꽃과 풀이 아주 많았으나, 길흉을 가늠할 수 없는 이 마당에 누구도 머물러 구경할 마음이 없었다.
사람들이 막 앞으로 발을 내디디려는데, 갑자기 하하 하는 괴상한 웃음소리와 함께 누가 말했다.
"여러 단월은 맑은 흥이 적지 않구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앞을 보았다. 앞쪽은 큰 전각 하나였다. 돌섬돌 위에 큰 중 하나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는데, 생김새가 흉악하고 몸집이 우람하며, 윗몸을 벗고 두 발도 맨발이었다. 곁에는 법사 지낼 때 쓰는 바라(鐃鈸)가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 그 옆에 여자 둘이 섰는데, 몸에 새빨간 망토를 걸쳤고 나이는 스물쯤이며 얼굴 가득 연지와 분을 발랐다. 송시는 얼른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스님께 소생이 예를 올립니다."
그 흉한 중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말이 없었다. 송시는 하는 수 없이 또 말했다.
"저희는 모두 지나가다 구경하던 글하는 사람들입니다. 귀한 절의 지객 스님께서 저희를 데리고 여러 전각을 구경시켜 주셨는데, 뜻밖에 기관을 잘못 건드려 드나드는 문을 잃어버렸습니다. 스님께서 너그러이 봐주셔서 사람을 보내 저희를 데리고 나가게 해 주십시오. 소생들은 나가서 바깥 사람에게 귀한 절의 일을 결코 한 글자도 꺼내지 않겠습니다. 스님의 뜻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흉한 중과 두 여자는 모두 합장하고 눈을 감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송시는 잠시 기다렸다가 한 번 더 말했으나 흉한 중은 여전히 거들떠보지 않았다. 사씨 성의 그 거자는 벌써 참을 수가 없어 말했다.
"화상은 이러지 마시오. 그대는 출가한 몸으로 어찌 절 안에 몰래 기관을 차려 놓고 부녀자를 숨겨 두었소? 우리는 모두 도성에 과거 보러 올라가는 새 귀인들이오. 오늘 그대가 우리를 내보내 주기만 하면 우리는 결코 남 앞에서 입에 올리지 않겠소.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가서 반드시 관가에 아뢰어 그대들의 법을 어긴 죄를 다스리게 하겠소."
흉한 중이 이 말을 들으면 틀림없이 겁을 먹고 자기들을 놓아 보내리라 잔뜩 생각하였다. 한데 뜻밖에도 흉한 중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 이 한 떼 궁상맞은 글쟁이들아, 천당에 길이 있어도 너희는 가지 않고 지옥에 문이 없어도 제 발로 찾아드는구나. 내가 너희를 좀 편하게 해 주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일이 틀렸음을 알았다. 흉한 중이 한 사람뿐이고 그 둘도 여자인 것을 보고, 모두 눈짓을 한 번 주고받고는 한꺼번에 우르르 달려들어 문을 빼앗아 나가려 하였다. 흉한 중은 이 모양을 보더니 얼굴에 흉측한 웃음을 한바탕 띠고, 곁의 바라를 집어 그저 한 번 쳤다. 사람들은 갑자기 두 팔이 벌써 남에게 붙들려 있었다. 돌아보니, 어디서 왔는지 모를 흉한 중 수십이 더러는 사람을 붙잡고 더러는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었다. 얼마 되지 않는 사이에 열일곱 사람을 묶어 땅에 엎어 놓았다. 또 흉한 중 여남은이 나무 말뚝 여남은 개를 가져와 그들을 말뚝에 묶으니, 그 큰 전각에서 여남은 걸음쯤 떨어진 자리였다. 큰 중이 다시 바라를 거듭 두 번 치자 여러 흉한 중이 모두 물러갔다.
이때 사람들은 모두 담이 찢어지고 넋이 날아가 까무러쳐 버렸다. 오직 운종만이 담이 조금 커서, 일이 이미 이에 이르렀으니 손이 묶인 채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음을 뻔히 알았다. 문득 집에 계신 부모와 백부, 숙부 들이 모두 늘그막이요, 자기 한 몸이 아홉 집의 향불을 한꺼번에 메고 있으니 그 걸린 것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떠올렸다. 젊은 나이에 일 벌이기를 좋아하다가 하늘에 닿는 이 큰 화를 저질러, 평소 친척과 벗들의 기대와 자기 평생의 포부를 흐르는 물에 띄워 보내게 된 것이 뉘우쳐졌다. 아픔이 가라앉자 다시 아픔을 되새기니 슬픔이 속에서 치밀어 목 놓아 크게 울었다.
흉한 중은 운종이 이토록 애달파하는 것을 보고 하하 크게 웃더니, 곁에 모시고 선 두 여자에게 말했다.
"너희는 저 궁상맞은 글쟁이들을 보아라. 참으로 값어치가 없구나. 평소에는 수재의 신분을 내세워 집에서 위세를 부리고 복을 누리다가, 하루아침에 갇히고 붙잡히니 이렇게 고름 주머니 꼴이 되어 꼭 젖 떨어진 아이 같지 않으냐. 너희 둘이 내려가서 한바탕 노래하고 춤추어 저들을 좀 달래 주지 않으련?"
곁에 선 여자들이 이 말을 듣고 대답했다.
"법지를 받들겠습니다."
걸치고 있던 새빨간 망토를 뒤로 한 번 젖히자 백옥 같은 몸이 드러났고, 어느새 뜰 안으로 뛰어들어 마주 보고 춤추기 시작하였다. 분 같은 팔과 눈 같은 다리에 살결은 엉긴 기름 같았다. 다리가 들리는 자리마다 한 치 남짓한 곳이 어렴풋이 보였다. 이 두 여자는 걸친 망토 한 벌 말고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으니, 배꼽 아래에 그래도 한 자쯤 되는 얇은 비단을 두르는 요즘의 춤추는 여자보다도 훨씬 더 트여 있었다.
이때 흉한 중이 또 바라를 잇달아 몇 번 치자, 양쪽 회랑 아래에서 악기를 든 흉한 중 한 떼가 걸어 나와 그들도 흥을 돋우었다. 참으로 털 난 다리와 옥 같은 다리가 나란히 날고, 계두(鷄頭)와 민머리가 한 빛깔이라. 한때 노래하고 춤추는 소리가 여남은 사람의 넋을 유유히 불러 돌아오게 하였다.
사람들은 깨어나 그 묘한 모습과 기이한 구경을 보고도 몸이 꿈속에 있는가 의심하였다. 막 발을 빼어 앞으로 나가 자세히 보려 하였으나 삼끈에 꽁꽁 묶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제야 아까 묶인 일이 떠올라 마음이 서늘하고 담이 찢어졌다. 맑은 노래와 묘한 춤에 아름다운 여인이 눈앞에 있어도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고달프면 하늘과 땅을 부르고 아프면 부모를 부르는 것은 본디 사람의 예사 정이다. 이 죽고 사는 고비에서, 그들은 모두 집안과 재산이 있는 젊고 갓 귀해진 이들이라 버리지 못할 티끌세상의 인연이 저마다 많았다. 거기에 운종이 슬피 우는 소리가 사람마다 제 신세를 돌아보는 마음을 끌어 올리니, 하나하나 슬픔이 속에서 치밀어 끊고 그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눈앞의 광경에 마음이 상해 훌쩍훌쩍 흐느끼는 데 지나지 않더니, 나중에는 생각할수록 서러워져 하나하나 아예 목 놓아 크게 울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눈물 흘리는 눈이 눈물 흘리는 눈을 보고, 애끊는 사람이 애끊는 사람을 만난 격이라. 슬픈 소리가 땅을 울려, 선당이 거의 초상집으로 바뀔 지경이었다. 노래하고 춤추던 그 여자들조차 이 가련한 꼴을 보고는, 흉한 중이 두려워 감히 멈추지는 못해도 모두 눈시울이 조금 젖고 마음이 시큰해져 걸음새가 흐트러졌다.
흉한 중은 한창 흥이 올라 있던 참이라, 사람들이 이렇게 흥을 깨는 것을 어찌 견디겠는가. 바라가 울리자 그 여자들과 악기를 든 흉한 무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본디의 고요한 광경으로 되돌아갔다. 사람들은 문득 구차하게나마 살고 싶은 마음이 일어, 하나하나 목숨만 살려 달라고 간곡하게 빌었다. 흉한 중은 여전히 거들떠보지 않고 곁의 바라 한 겹을 집어 들고 몸을 일으켰다. 손을 쳐드는 곳에서 누런 고리 한 줄기가 첫째 나무 말뚝으로 내달았다.
이 말뚝에 묶인 이가 바로 송시였다. 눈앞에 누렇게 번쩍이는 무엇인가가 날아오는 것을 보았으나, 하필 땋은 머리까지 단단히 말뚝에 묶여 있어 몸을 비켜 피할 수가 없었다. 큰일 났음을 알고 "악" 하는 소리를 입 밖으로 채 내지도 못하였는데, 머리가 벌써 날아 떨어졌다. 그 바라 한 짝은 태반이 나무 속에 박혀 부르르 떨며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흉한 중이 갑자기 일어서는 것을 보고, 또 그의 손에서 누런 무엇인가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도, 중이 아까처럼 무슨 색다른 놀이를 보여 주려나 보다 하고 의심하였다. 송시의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중이 이 재주를 부리는 것이 자기들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것임을 알고, 놀라서 세 넋이 다 빠져나갔다. 어떤 이는 아직도 애걸하며 만에 하나를 바랐고, 어떤 이는 이미 놀라 까무러쳐 죽은 듯하였다.
말로 하면 더디나 그때는 빨랐다. 흉한 중은 사람들을 바라를 시험하는 과녁으로 삼았다. 보라, 그는 큰 전각 위에서 토끼가 뛰고 매가 내리꽂히듯 하며 크게 솜씨를 드러낸다. 문득 요자번신(鷂子翻身)으로 등 뒤에서 바라를 날려 보내는가 하면, 문득 유성간월(流星趕月)로 바라 한 짝에 한 짝을 이어 붙인다. 바라는 헛나가는 것이 없고, 사람들의 목숨도 온전한 주검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는 끝을 맞았다. 얼마 되지 않아 날아간 바라 열여섯 짝이 나무 말뚝에 박혔고, 사람 머리 열여섯도 온 뜰에 굴렀다.
오직 운종 한 사람만은 몸집이 너무 작아서, 흉한 중이 바라를 큰 것부터 골라 놀린 덕에 요행히 남은 숨을 잠시 늘였다. 흉한 중은 바라를 다 썼는데도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는 것을 보고 막 앞으로 나와 손을 쓰려 하였다. 두 여자는 그 흉한 중을 여러 해 따르며 괴이한 일을 많이 겪었으나, 오늘 같은 참상은 어쨌든 난생처음이었다. 여자의 마음은 여린 데다 운종이 나이도 어리고 얼굴이 소녀 같은 것을 보자,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일어 흉한 중에게 말했다.
"큰스님, 저희 낯을 보아 이 어린아이는 용서해 주세요."
"너희가 어찌 알겠느냐. 범은 잡기는 쉬워도 놓아주기는 어려운 법이다. 저놈과 함께 온 여남은 사람이 모두 내 손에 죽고 저놈 하나만 남았으니 더더욱 용서할 수 없다."
두 여자는 그래도 쉬지 않고 애걸하였다.
운종은 틀림없이 죽을 것이라 스스로 헤아려 본디 묵묵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자기를 위해 사정해 주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자 다시 바라는 마음이 일어 울면서 빌었다.
"저희 집은 귀양에 있고, 아홉 집에서 아들이라고는 저 하나만 낳았습니다. 이번에 선당에 잘못 들어온 것도 제가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큰스님께서 자비를 베푸셔서 제 목숨 하나만 살려 주십시오. 제가 비밀을 흘릴까 걱정되시거든 제 혀를 잘라 내고 손가락을 잘라 내십시오. 제가 돌아가서 글자를 쓰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면 큰스님의 일을 그르칠 수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고향으로 돌아가 저희 아홉 집의 향불을 잇기만 바라니, 그것으로 소원은 다 찹니다. 큰스님과 두 분 누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처럼 앞뒤 차례도 없는 말로 한참을 빌었다. 흉한 중도 사람을 죽이느라 손에 힘이 풀린 데다, 사랑하는 두 여자가 달래는 것을 이기지 못해 말했다.
"이 스님이 네가 간곡하게 비는 것을 생각하고, 내 이 두 귀염둥이의 낯을 보아 이제 너를 사흘 더 살게 해 주마."
그러고는 여자를 시켜 지객을 불러 세 가지 법전(三般法典)을 가져오게 하였다. 여자는 한마디 대답하고 곧 걸어갔다. 얼마 되지 않아 지객 스님 요일이 붉은 쟁반 하나를 들고 왔는데, 그 위에 물건 세 가지가 놓여 있었다. 작은 붉은 종이 봉지 하나, 한 무더기로 사려 여의 매듭을 지은 끈 한 가닥, 그 밖에 또 강철 칼 한 자루였다. 운종은 무엇에 쓰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저 사흘 뒤에는 여전히 한 번 죽음을 면하지 못한다는 것만 알고 그대로 간곡하게 빌었다. 흉한 중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요일에게 일렀다.
"너는 이 어린것을 돌 감옥(石牢) 안에 가두고 세 가지 법전을 건네주어라. 또 만두 여남은 개를 주어 사흘 더 살게 해라. 제가 온전한 주검을 바라거든 제 손으로 하게 두어라. 나흘째 아침에 네가 감옥에 들어가서, 아직 죽지 않았거든 이 강철 칼로 머리를 베어 와 아뢰렷다."
요일은 한마디 대답하고 나무 말뚝 앞으로 걸어가 운종을 묶은 것을 풀었다.
운종은 한나절을 묶여 있어 온몸이 아프다 못해 저렸다. 한바탕 크게 놀라고 두려운 일을 겪은 뒤라 정신이 지칠 대로 지쳐, 끈을 막 풀자마자 벌써 까무러쳐 땅에 쓰러졌다. 요일이 말했다.
"너희 같은 부귀한 집 자제들은 집에서 복을 누리면 얼마나 좋으냐. 무엇 하러 나와서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느냐. 내가 지금 스승님의 명을 받들어 너를 돌 감옥에 가두는데, 본디는 너를 묶어야 마땅하다. 네가 어린아이이고 달아나지도 못하리라 여겨, 이 스님이 네게 자비를 베풀어 묶지는 않겠다. 어서 이 스님을 따라오너라."
운종은 이때 온몸이 시큰거려 한 치도 걸음을 옮기기 어려웠으나 가지 않을 수도 없었다. 어쩔 도리가 없어 몸을 일으켜 억지로 요일을 따라 큰 전각을 돌았다. 또 뜰 두 겹을 지나니 큰 전각이 하나 더 보이고, 전각 곁에 높이가 세 장쯤 되는 돌벽 하나가 있었다. 요일이 돌벽 앞의 돌 하나를 한 번 밀자 그 돌벽이 천천히 움직이며 굴 하나가 드러났다.
운종은 이곳이 바로 제 몸이 묻힐 땅임을 알고, 요일을 끌어안고 무릎을 꿇어 간곡하게 빌었다. 자기 집안 형편을 울면서 하소연하며 요일에게 구해 달라 하였다. 요일은 그가 가련한 것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일어 말했다.
"네가 처음 절에 들어왔을 때 나와 너는 이야기가 썩 잘 통했다. 나라고 어찌 너를 아끼지 않고 네 목숨 하나 구해 주고 싶지 않겠느냐. 다만 이제 일이 이미 커져 버려 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우리 스승님은 절의 규율이 몹시 엄하고 사정을 봐주지 않으시니, 나는 참으로 아끼면서도 도울 길이 없다. 그래도 우리 두 사람은 어쨌든 인연이 있는 셈이다. 너를 놓아주는 것만은 할 수 없지만, 그 밖의 일로 내 힘이 닿는 것이면 어쩌면 너를 도울 수도 있다. 어서 말을 마치고 감옥으로 들어가거라."
운종은 그의 말이 참말임을 알았고 살 길이 이미 끊겼음도 알았다. 그리하여 이 사흘 동안 먹고 마실 것을 끊지 말아, 자기가 배부른 귀신이나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 요일은 하나하나 그러마고 하였다. 그러고는 세 가지 법전을 운종에게 건네주며 또 일렀다.
"이 작은 봉지 안의 것은 독약이다. 네가 빨리 죽고 싶으면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내가 돌아가는 길로 사람을 시켜 사흘 치 먹고 마실 것을 네게 보내 주마."
말을 마치고 운종을 돌굴 안으로 밀어 넣고는 몸을 돌려 가 버렸다.
운종이 돌굴에 들어와 보니 굴 안 가득 음산하였다. 이때 바깥의 돌벽이 이미 닫혀, 안에서는 더욱 한 줄기 빛도 보이지 않았다. 부귀한 집에서 자란 몸이 이런 괴로움을 어디서 겪어 보았겠는가. 아픔이 가라앉아 다시 아픔을 되새기니, 여러 동년이 죽을 때의 참혹한 모습이 눈앞에 있는 듯하였다. 또 자기 목숨은 구차하게 사흘을 늘릴 수 있을 뿐이요, 늘그막의 부모와 백부, 숙부 들과 아홉 집의 향불이 온통 자기 한 사람이 이어 주기에 달렸거늘, 눈 뻔히 뜨고 영문도 모른 채 참혹하게 죽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서러워 애가 끊어졌다.
이때 이미 누군가가 그의 사흘 치 먹고 마실 것을 가져다 놓았다. 큰 호로 하나에 물이 가득하고 큰 쟁반 하나에 만두가 담겼으며, 어둠 속에서 더듬어 보니 반찬도 몇 그릇쯤 더 있었다. 이는 본디 요일의 좋은 뜻에서 나온 것이었다. 운종은 먹을 마음도 없이 그저 쉬지 않고 통곡하였다. 아무리 목이 쉬고 힘이 다하도록 울어도, 하늘을 불러도 하늘이 대답하지 않고 땅을 불러도 땅이 영험하지 않은 이곳에서는 와서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다.
운종은 아침밥을 먹은 뒤에 절에 들어왔는데 이때는 벌써 유시 무렵이었다. 숱한 곤욕과 괴로움을 겪고 한나절을 울었더니 울다 지칠 대로 지쳐 곧 깊이 잠들어 버렸다. 한잠 자고 깨어 보니 얼음처럼 찬 돌벽 아래에 누워 있어, 춥고 배고프고 서러웠다. 손 가는 대로 만두를 집어 겨우 두어 입 먹다가, 또 집에 계신 부모와 백부, 숙부 들과 눈앞의 위험이 떠올라 다시 목 놓아 크게 울었다. 참으로 무협(巫峽)에서 우는 원숭이도 이처럼 처량하지는 않았으리라.
이렇게 울다 지치면 자고, 자다 깨면 울고, 때로는 되는대로 먹고 마실 것을 조금 넣기도 하였다. 굴 안이 캄캄해 낮과 밤을 가릴 수 없으니 며칠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었다. 사실은 운종의 정신이 어지러워진 것이요, 이때는 겨우 첫째 날 밤이었다.
무릇 사람은 어둠 속에 있을 때 눈의 힘이 가장 잘 길러진다. 운종은 굴 안에 하루 낮 하룻밤을 갇혀 있었던 터라 이미 조금은 물건이 보였다. 한창 흐느끼고 있을 때, 문득 몸 곁에서 무엇인가가 빛을 냈다. 손 가는 대로 집어 보니 바로 흉한 중의 세 가지 법전 가운데 그 강철 칼이었는데, 집다가 하마터면 손을 벨 뻔하였다. 또 목숨이 아침저녁에 달렸음이 떠올라 더욱 서러워 눈물을 떨구었다.
한창 슬프고 괴로울 때, 문득 가는 바람 한 줄기가 불어 지나가며 가랑비 몇 방울이 얼굴에 날아와 닿았다. 어둡고 멍하고 풀이 죽어 있던 운종은 이 서늘한 바람과 가는 비를 한 번 맞자 정신이 곧 한결 맑아졌다. 이 돌굴은 하늘도 해도 보이지 않는데 어디서 빗방울이 불려 들어온단 말인가? 마음에 문득 의심이 일었다. 갑자기 밝은 빛 한 줄기가 번쩍하며 돌굴을 환히 비추었다. 이어서 우르릉하는 소리가 한바탕 났다.
번쩍 고개를 들어 보니 돌굴 꼭대기에 한 자쯤 되는 둥근 구멍 하나가 있었다. 처음 굴에 들어올 때는 화나고 괴롭고 풀이 죽어 있던 때인 데다 굴 안이 유난히 어두워 눈여겨보지 못한 것이다. 이제 밖에 비가 내리고 번개가 쳐서야 찾아내게 되니, 달아나 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사방을 더듬어 보고, 이 돌굴이 네 면 모두 벽돌과 돌로 쌓여 나갈 길이 없음을 알았다. 꼭대기에 작은 구멍 하나가 있기는 해도 땅에서 너무 높아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몸 곁에는 끈 한 가닥과 강철 칼 한 자루뿐, 달리 써먹을 만한 연장이 없었다. 위태로운 고비가 눈앞에 닥쳐 한시도 미룰 수 없음을 알고, 얼른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름을 풀어 달아나 살 길 하나를 꼼꼼히 생각하였다.
나중에 꼭대기의 그 구멍으로 달아나기로 정하였다. 그 끈을 강철 칼의 한가운데에 매고, 위로 던져 구멍 어귀에 걸리게 하면 붙잡고 올라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한데 한참 동안 심혈을 기울였으나 여전히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 구멍은 땅에서 세 장 남짓 높은데 끈은 두 장 길이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던져 올리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요행히 걸린다 해도 자기가 뛰어올라 끈에 닿을 수가 없었다. 살 길 하나가 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실망한 끝에 또 한바탕 통곡하였다. 그래도 어쨌든 그의 마음은 죽기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미련한 방법 하나를 생각해 냈다. 네 면의 벽 아래로 걸어가 칼로 벽돌을 건드려 보니, 마침 두 장이 조금 움직였다. 숱하게 힘을 들여 간신히 이 벽돌 두 장을 빼내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이 구멍을 뚫어 나가리라 잔뜩 기대하고 얼른 칼로 파 들어가는데, 문득 쟁쟁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으로 더듬어 보고는 아이고 소리를 질렀다. 벽돌 벽 한가운데에 쇠판 한 겹이 끼워져 있었던 것이다. 또 헛일임을 알고 애가 타서 견딜 수가 없었다.
배 속도 조금 고파 와서 본디 자리로 돌아가 먹을 것을 집으려는데, 또 발밑의 끈에 걸려 한 번 넘어졌다. 그 자리에서 슬기가 번쩍 움직여 한 가닥 살 길을 찾아냈다. 비록 글만 하는 약한 서생이었으나, 이 죽고 사는 고비에 이르러서는 숱한 고생과 고달픔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손에 강철 칼을 쥐고 다시 네 벽으로 가서, 깨진 벽돌 틈으로 칼을 넣어 그 벽돌들을 헤집었다. 이때 밖의 우렛소리와 빗방울은 갈수록 커져, 마치 하늘이 가엾이 여겨 일부러 그가 뜻을 이루도록 돕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그의 힘에는 한도가 있었고 그 벽돌은 또 몹시 단단하게 만든 것이었다. 평생의 힘을 다 쏟아 숨이 턱에 닿도록 하고서야, 두께 너덧 치에 너비 한 자 남짓 되는, 맞추어 구운 가마 벽돌을 겨우 마흔에서 쉰 장쯤 헤집어 내렸다. 여린 두 손은 어느새 칼날에 여러 군데 베였다. 손이 축축한 것을 느끼고도 힘을 지나치게 써서 난 진땀이려니 여겼다가, 나중에 차츰 조금씩 아파 오고서야 다쳐서 피가 난 것임을 알았다.
세상에 난 뒤로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언제 이런 괴로움을 맛본 적이 있겠는가? 처음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다. 알아차리고 나자 차츰 아파서 버티기 어려웠고, 두 다리도 서 있느라 시큰거리고 저려 참으로 지탱할 수가 없었다. 그만 벽돌과 돌 더미 위에 주저앉아 목 놓아 크게 울었다. 한동안 울고 나니 두 눈이 가물가물해 잠이 쏟아지려 하였다.
막 머리를 묻고 쓰러져 누우려는 때, 귓가에서 누군가가 그를 일깨우는 듯하였다.
"네가 지금 죽느냐 사느냐는 온통 네 스스로 애쓰느냐 애쓰지 않느냐에 달렸다. 네 부모의 향불을 잇는 일과 여러 좋은 벗의 피바다 같은 원수가, 그 책임이 온통 네 한 사람 몸에 있단 말이다!"
생각을 한 번 돌리는 사이에 문득 깨달았다. 지금은 천 균의 무게가 머리카락 하나에 매달린 판이라, 집에서 부모 앞에 어리광을 부리면 살붙이가 와서 달래 주던 때와는 다름을 알았다. 여기서는 울다 죽어도 돌보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이 한 푼 지나가면 한 푼이 줄어, 눈 깜짝할 사이에 몸과 머리가 따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동년들이 죽던 참혹한 모습을 떠올리자 마음이 놀라고 담이 찢어졌다.
곧 용기를 북돋우어 몸을 일으키고, 아픔을 참으며 다시 힘을 다해 벽 위의 벽돌들을 헤집었다. 이번에는 겪어 본 것이 있어 처음 손을 댈 때보다 한결 쉬웠다. 서른에서 마흔 장을 헤집어 내릴 때마다 돌굴 한가운데에 가져다 놓고, 보탑을 쌓듯 한 층 한 층 쌓아 올렸다. 이렇게 오가며 뛰어다니고 손발을 쉬지 않고 일하기를 얼마나 하였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뜻밖에도 높이가 일고여덟 자나 되는 벽돌 더미 하나를 쌓아 올렸다.
오늘 밤이 셋째 밤이라 때를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어림하였다. 이 벽돌과 돌 더미 위에 서면 끈이 위쪽 둥근 구멍에 닿을 수 있겠다고 셈하고 헤집는 일을 멈추었다. 물을 두어 모금 마시고 만두를 몇 입 먹었다. 그 칼날은 이미 그가 쓰느라 이가 말려 있었다. 끈의 저쪽 끝을 칼 한가운데에 매고 발걸음을 다잡아, 본디 쌓아 둔 섬돌을 따라 천천히 위로 기어올랐다. 줄곧 기어 맨 꼭대기 층에 이르니 넓이가 두 자도 못 되었으나 그런대로 발을 디딜 만하였다.
어둠 속에서 쌓은 탓에 그다지 고르지 못해, 벽돌이 흔들흔들 넘어지려 하니 깜짝 놀랐다. 한 번 방심해서 무너져 내리면 자기에게는 다시 쌓을 남은 힘이 결코 없음을 알았다. 하는 수 없이 먼저 발걸음을 다잡고 위에 서서 끈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번개가 칠 때를 가만히 기다렸다가 머리 위의 구멍을 똑똑히 겨누어 던져 올려 걸리게 하면 기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가엾게도 그는 정신을 모으고 생각을 가라앉혀 가만히 기회를 기다렸으나, 번개가 칠 때마다 여러 번이나 기회를 놓쳐 버렸다. 끈에 맨 그 칼은 휘두를수록 둥글게 돌고 힘도 갈수록 세졌다. 손이 시고 팔이 저린데도 감히 손을 멈추지 못하였으니, 칼이 되튀어 돌아와 자기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꼭대기의 번개도 돌보아야 하고 손에서 휘두르는 칼도 돌보아야 하며 벽돌 더미가 무너질까도 두려우니, 참으로 위를 돌보면 아래를 돌보지 못해 마음속이 애타기 짝이 없었다.
문득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아찔하더니, 쨍그랑 소리와 함께 크게 손을 놓쳐 칼이 끈째로 손을 벗어나 날아가 버렸다. 이 놀람을 당하자 한 번 제대로 서지 못하고 벽돌 더미 위에서 미끄러져 쓰러져 내렸다. 사방을 한 번 더듬어 보았으나 끈도 칼도 모두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한밤 내내 들인 심혈이 또 물거품이 되었고, 이어서 싸울 남은 힘은 더욱 없었다. 죽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꾀가 없었다. 이 귀한 집 도련님은 생각할수록 서러워 또 크게 울기 시작하였다.
한창 어쩔 도리가 없을 때, 문득 꼭대기의 둥근 구멍 어귀에 번쩍하는 빛 한 줄기가 지나가는 곳에서 긴 끈 한 가닥이 흔들거리는 것이 보이는 듯하였다. 얼른 슬픈 소리를 그치고 눈을 모아 자세히 보았다. 고맙게도 번개가 두 번 세 번 잇달아 쉬지 않고 번쩍였다. 번갯빛이 지나가는 곳에, 분명히 끈 한 가닥이 거기에 매달려 바람 따라 흔들거리는 것이 몹시 또렷하였다. 아까 끈을 휘두르다가 한 번 손을 놓쳤을 때, 끈이 꼭대기 쪽으로 미끄러져 마침 구멍 어귀에 걸렸던 것이다. 구멍 밖으로 날아간 줄 알았더니, 뜻하지 않게 도리어 그의 일을 이루어 준 셈이었다.
사람이 어둠 속에서 문득 한 가닥 살 기회를 만나니 참으로 기쁘기 그지없어, 곧 정신이 백 곱절이 되고 피로를 잊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벽돌 더미 앞으로 기어가 손으로 한 번 밀어 보았다. 다행히 그 벽돌이 두껍고도 커서, 미끄러져 내릴 때 맨 꼭대기의 것 너덧 장만 미끄러져 내렸을 뿐 나머지는 아직 탈이 없어 손보기가 그런대로 수월하였다. 한바탕 놀라고 두려운 일을 겪고 나니 한층 더 조심스러워졌다. 손과 발을 다 써서 먼저 사방을 한 번 더듬어 본 다음 살살 더듬으며 위로 기어올랐다. 또 미끄러져 내린 자리를 손으로 가다듬었다. 천천히 꼭대기까지 기어올라 후들후들 몸을 일으켜 세웠다.
힘을 주어 머리 위를 더듬어 잡으려는데, 마침 또 번개 한 줄기가 지나갔다. 머리 꼭대기에서 한 자쯤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어림되었다. 숨을 고르고 정신을 모아 둘째 번개가 한 번 밝아지기를 기다렸다. 그 한 찰나, 몸을 한 번 솟구쳐 벌써 끈 끝을 붙잡았다. 갑자기 와르르하며 몸이 다시 벽돌 위에 떨어지니 또 크게 놀랐다. 칼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미끄러져 내린 줄로만 알았다. 다행히 한두 자만 미끄러지고는 더 움직이지 않았다. 힘을 주어 시험해 보고, 이미 구멍의 이 빠진 자리에 걸려 몹시 튼튼함을 알았다.
이번에는 마침 치수가 넉넉하여 더는 번개를 기다릴 것도 없었다. 목숨을 건져 달아나는 것이 급해 손의 칼 벤 자리와 아픔도 잊고, 두 손으로 끈을 번갈아 당기며 위로 기어올랐다. 무공은 할 줄 몰라도 어쨌든 나이 어리고 몸이 가벼워 얼마 되지 않아 벌써 구멍 어귀에 닿았다. 왼쪽 팔꿈치를 구멍 어귀에 걸치고 힘껏 몸을 한 번 일으키니 이미 위쪽에 올라와 있었다.
힘이 다하고 힘줄이 지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위에서는 번개가 번쩍이고 비가 들이쳐 갈수록 거세어지며, 온몸을 위아래로 흠뻑 적셔 놓았다. 한참을 쉬고 또 찬비에 한 번 씻기고서야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지금 굴은 나왔어도 여전히 범의 굴과 용의 못 한가운데에 있고, 시간은 조금만 늦추어도 곧 지나가 버리니 이어서 애쓰지 않으면 목숨을 건져 달아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굴 꼭대기는 땅에서 몹시 높아, 떨어지면 곧 힘줄이 끊기고 뼈가 부러질 터였다. 하는 수 없이 번개의 남은 빛에 기대어 먼저 갈 방향부터 가려 놓고 보기로 하였다.
이 굴 꼭대기의 동쪽은 그저께 들어온 길이요, 서쪽은 큰 전각에 붙어 있으며, 남쪽은 절 안의 뜰이었다. 오직 북쪽만 담에 붙어 있어 이웃집인 듯하였으므로, 북쪽으로 달아나기로 정하였다. 이때 비는 갈수록 크게 내리고 사방은 죽은 듯 가라앉아 한 점 밝은 빛도 없었다. 나뭇가지 위의 빗물이 폭포처럼 아래로 흘러내렸다. 운종은 몇 번이나 발을 제대로 딛지 못해 여러 번 미끄러져 쓰러졌고 하마터면 굴러떨어질 뻔하였다. 게다가 굴 꼭대기는 한가운데가 불룩 높고 가장자리는 모두 기울어 있어 한층 더 조심해야 했다. 번갯빛이 한 번 번쩍하기를 기다려야만 앞으로 한 걸음 기어갈 수 있었다.
가까스로 북쪽 담에 붙은 곳까지 버텨 가서는 아이고 소리를 질렀다. 이 굴은 담에서 아직 서너 자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본디 무예를 할 줄 모르는 데다 비바람 치는 캄캄한 밤이니, 어찌 감히 그 담 위로 뛰겠는가? 설령 위험을 무릅쓰고 담 위로 뛰어오른다 해도, 그 담이 땅에서 얼마나 높은지 또 알 수 없으니 한 번 발을 헛디디면 몸이 가루가 되고 뼈가 부서지지 않겠는가?
한창 쓸 꾀가 없을 때, 문득 큰 바람 한 줄기가 지나가는 곳에서 얼굴에 무엇인가가 나부끼며 스치는 듯하였다. 얼른 손으로 움켜잡았는데, 그것의 튕기는 힘이 몹시 커서 하마터면 그를 끌고 내려갈 뻔하니 크게 놀랐다. 손에 아직 무엇인가를 조금 쥐고 있는 것이 느껴져, 마음을 가라앉히고 번갯빛을 빌려 보니 황각수(黃桷樹) 잎 몇 장이었다. 담 너머 큰 나무의 가지가 바람에 이쪽으로 불려 왔다가, 자기 손에 잎 두어 장이 뜯긴 모양이었다.
한창 생각하는데 또 우렛소리가 한바탕 울리고 바로 뒤이어 큰 번개가 한 번 쳤다. 눈을 모아 앞을 보니, 과연 담 너머 큰 황각수 한 그루가 비바람 속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가로 뻗은 가지 하나가 담 이쪽으로 뻗어 있는데 가지 끝이 이미 꺾여 있었다. 아까 바람이 일었을 때 자기가 잡아당겨 꺾은 것인 듯하였다. 막 똑똑히 보려는데 번갯빛은 벌써 지나가고 다시 캄캄해졌다. 속으로 생각하였다.
'아까처럼 바람이 한 줄기 불어와 나뭇가지를 조금만 더 이쪽으로 불어 주면, 가지를 붙잡고 담을 기어 넘어갈 수 있을 텐데.'
이때 번갯빛은 번쩍번쩍하고 우렛소리는 우르릉거렸다. 그 나무가 바람에 불려 이리 쓰러지고 저리 기우는데, 몇 번은 그 나뭇가지가 손에서 멀지 않은 데까지 불려 왔다. 그러나 어쨌든 담이 작아 감히 위험을 무릅쓰고 잡지 못하였다. 기회를 놓치고 나면 또 몹시 뉘우쳤다.
마지막에 용기를 북돋우고 이를 악물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앞으로 덮칠 자세를 지으며 죽을 자리에서 살아 달아나는 한 판을 걸 채비를 하였다. 마침 바람과 번개가 한꺼번에 몹시 공교롭게 들이쳐, 그야말로 나뭇가지를 그의 손안에 불어다 주었다. 운종이 이에 몸을 앞으로 한 번 솟구치니 두 손이 막 나뭇가지를 꽉 붙잡았다. 갑자기 큰 회오리바람이 한바탕 일었다. 그 나뭇가지가 운종을 굴 꼭대기에서 떼어 내, 몸이 허공에 뜬 채 담 밖으로 날아갔다.
그는 이때 이미 죽고 사는 것을 생각 밖에 두고, 그저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꽉 붙잡고 놓지 않았다. 그 한 찰나, 발등이 무엇인가에 몹시 세게 한 번 얻어맞은 듯하였다. 바로 뒤이어 몸 곁에서 큰 벼락이 귀가 먹을 듯 울렸다. 이 두 번의 흔들림을 한꺼번에 받자 저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를 한 번 지르고, 한순간 정신을 놓아 손이 풀리며 땅에 곤두박질쳤다. 그러고는 까무러쳐 사람의 일을 알지 못하였다.
깨어나서 보니 자기 몸은 나무 침상 하나 위에 누워 있고, 곁에 노인 하나와 소녀 하나가 서 있는데 아버지와 딸 같은 모습이었다. 그 소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깨어났어요."
말을 마치고 또 따뜻한 물 한 그릇을 건네 운종에게 마시게 하였다. 운종은 그제야 아까 난을 피해 달아나던 일이 떠올랐고, 자기가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진 것을 틀림없이 이 두 사람이 구해 주었음을 알았다. 그 자리에서 그릇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 곧 일어나 내려가서 고마움을 아뢰려 하였다. 노인이 얼른 물었다.
"자네는 어쩌다 여기에 이르렀는가? 어째서 이웃 절 담 위에서 떨어져 내렸는가?"
운종은 그래도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사례하려 하였으나, 다리께가 은근히 아파 왔다. 아까 나뭇가지에 매달려 담을 넘을 때 담에 부딪혀 다친 모양이었다. 게다가 한밤 내내 지쳐서 참으로 고단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서 더는 사양하지 않고 다시 몸을 눕히고는, 자기가 난을 피해 달아난 경과를 대강 이야기하였다.
이 회에 나온 인물과 용어
제9회까지 읽은 분께 보여 드리는 만큼만 적었어요. 뒤의 이야기는 담지 않았어요.
인물
- 지통 智通
- 성도 자운사의 방장이다. 탈탈대사의 제자로, 십여 해 동안 자운사를 꾸려 왔다. 사금강이라 불리는 네 제자를 두었다.
- 운종 雲從
- 귀주 귀양현 주씨 집안 아홉 집의 외아들이다. 열여덟에 거인이 되었다.
- 왕복 王福
- 주씨 집안의 일 잘하는 늙은 하인이다.
- 소삼아 小三兒
- 운종의 서동이다. 나이는 어려도 눈치가 빠르다.
- 송시 宋時
- 운종과 함께 급제한 거자다. 거칠고 성미가 급하다.
- 요일 了一
- 자운사의 지객승이다. 말씨가 고상하다.
- 자경 子敬
- 주씨 아홉 형제의 일곱째다. 서른여섯에 운종을 낳았다.
곳
- 무협 巫峽
- 장강의 험한 협곡이다. 이녕 부녀의 배가 이 물길을 거슬러 올라왔다.
- 성도 成都
- 사천의 큰 고을이다. 성 안팎에 암자와 도관이 늘어서고 옛 자취가 많다.
- 망강루 望江樓
- 성도 강가의 누각 술집이다.
- 자운사 慈雲寺
- 성도 성 밖 숲속에 있는 큰 절이다. 지통이 십여 해 꾸려 왔고, 안에 밀실과 숨은 통로가 있다.
- 귀주 貴州
- 과거 길에 오른 거자 열일곱이 떠나온 성이다.
- 장강 長江
- 망강루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강이다.
- 중경 重慶
- 고을 이름이다.
술법과 무공
- 요자번신 鷂子翻身
- 몸놀림의 한 가지 이름이다.
이 글은 인쇄할 수 없어요. https://www.jadeye.net/ink/works/shushan/9 에서 읽어 주세요.
AI의 도움으로 옮기고 사람이 읽으며 고친 번역이에요. 허락 없이 옮겨 싣지 말아 주세요. 잘못 옮긴 곳을 보시면 cs@jadeye.net 로 알려 주세요.